인공지능(AI) 붐을 주도하는 두 거대 기업, 엔비디아와 오픈AI가 강력한 동맹을 맺는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22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차세대 AI 개발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건설에 사용될 예정으로, AI 시장의 ‘승자’로 꼽히는 두 기업의 파트너십이 AI 산업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초거대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
양사의 발표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오픈AI는 차세대 AI의 개발 및 운영에 필수적인 1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공동으로 건설하는 데 협력한다. 엔비디아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오픈AI에 자금을 제공하며, 1기가와트 규모의 설비가 추가될 때마다 투자액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첫 번째 데이터센터는 202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계약 체결과 동시에 현금 100억 달러를 투자하여 오픈AI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오픈AI에 AI 개발용 첨단 반도체를 공급해왔으며, 2024년 10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66억 달러를 공동 투자한 바 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양사의 관계를 단순한 공급자와 개발자의 관계를 넘어, AI 미래를 함께 개척하는 핵심 파트너 관계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승자’들의 강력한 파트너십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양사는 지난 10년간 서로를 지지해왔다”며 “이번 투자와 파트너십은 차세대 도약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이번 협력은 AI 기술 혁신을 가져오고, 소비자와 기업에 강력한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픈AI는 2022년 11월 챗GPT를 공개하며 전 세계적인 AI 열풍을 일으켰으며, 현재 챗GPT의 전 세계 이용자는 7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고, 2024년 6월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비상장 기업으로 재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오픈AI는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엔비디아의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연구개발 기반을 확보하게 되었다.
소프트뱅크 주도의 400억 달러 추가 자금 조달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와는 별개로, 오픈AI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주도하는 총 400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 라운드 또한 마무리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자금 조달에는 헤지펀드 매그네타 캐피털, 코튜 매니지먼트, 파운더스 펀드 등 유수의 투자사들이 참여를 논의 중이다.
소식통은 소프트뱅크 그룹이 우선 75억 달러를 투자하고, 투자 신디케이트가 25억 달러를 추가하며, 연내에 소프트뱅크가 225억 달러, 신디케이트가 7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두 단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 가치 3000억 달러로 급등
이번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3000억 달러(약 4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지난해 10월에 기록했던 기업 가치 1570억 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AI 기술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를 증명한다.
한편, 소프트뱅크 그룹과 오픈AI, 오라클 등은 ‘스타게이트’라는 이름의 합작 투자를 통해 미국 내 AI 인프라에 대한 별도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방위적인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