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나, 먹구름 낀 '구름빵'...“한솔교육 갑질 논란”
백희나, 먹구름 낀 '구름빵'...“한솔교육 갑질 논란”
  • 오연서 기자
  • 승인 2020.0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자료 = 뉴시스 ]
[ 자료 = 뉴시스 ]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가 문단에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저작권 문제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밝혀 관련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백 작가의 대표작인 구름빵의 저작권을 둘러싼 소송으로 "저작권 침해 등을 금지해 달라"며 구름빵 출판사인 한솔교육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이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구름빵은 지난 2004년 출간된 동화책으로 고양이 남매가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주는 내용이다.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고 두둥실 떠오른다는 상상력 등 백 작가의 작품 세계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름빵은 2011년에는 영어로 출판되는 등 10여개국에 번역 출판돼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440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출판사 등과의 계약 문제로 인해 백 작가가 받은 돈은 185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백 작가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백 작가가 출판사와 체결한 계약서의 '매절계약' 조항이 백 작가의 발목을 잡았다. '매절계약'은 출판사가 저작권에 대한 일정 금액을 원작자에게 지급하고 향후 저작물 이용 관련 수익을 모두 매입하는 것으로 해당계약을 맺을 시 원작자는 추가수익이 발생해도 이를 한푼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최근 작가들과 독자들 사이에서 “갑질에 의한 불공정계약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울러 문단계에서는 신인 작가들을 상대로 한 출판계의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한 논란도 불붙고 있고 독자들 사이에서는 한솔교육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백 작가는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으나 1·2심 모두 패소하고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원심에 이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자 출판계의 불공정 계약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쉽게 바뀌지 않을 것 이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백 작가는 출판사와 맺은 조항에는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 재산권 등 일체의 권리를 한솔교육에 양도한다’는 부분이 포함됐는데 소송에서 이 부분이 결정적으로 작동했다.
법원 판결 후 백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이 창작자의 희망을 저버리고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고 한탄하면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가보겠다.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문단계의 한 인사는 “매절계약은 출판사가 작가의 모든 권한을 갖는 출판업계 노예계약”이라며 “책이 잘 팔려도 작가는 소액의 푼돈 외에 창작의 공로로 가질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인사는 “어떻게든 처음 책을 내기에 급급한는 작가는 출판사가 제시하는 매절 계약을 거부하기 어렵다”면서 “심지어 출판사는 매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비인기 작가나 신인 작가들은 거의 창작물을 빼앗기다시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돼고 있는 ‘구름빵 매절계약’에 대해 한솔교육 측은 “작가의 요구대로 계약내용을 수정했을 뿐만 아니라 저작권도 작가에게 돌려줬다”는 입장이다.
이번 백 작가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구름빵’의 팬들이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무명작가들의 피와 땀이 깃든 노력을 가로채 부를 축적하기에 급급한 한솔교육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동화책 ‘구름빵’을 들려주던 엄마들은 “한솔교육의 부도덕함에 실망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네티즌은 “출판사가 이렇게 무명작가들을 상대로 갑질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노벨문학상이 없는 것”이라고 한솔교육을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헤리포터의 경우 수익의 상당부분을 작가가 가져갔다”며 “당시 헤리포터의 작가 조엔롤링은 무명이라는 이유로 12번 거절당하고 13번째 출판사에 겨우 원고계약을 했는데 이때 이런 매절계약 강요는 없었다”고 우리 출판계에 날을 세웠다.

백 작가 사건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한솔교육의 변재용 회장을 작심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백 작가 저작권 문제가 세간에 알려지자 ‘구름빵’ 팬들과 문단계는 “출판계의 거물로 꼽히는 변 회장이 문학생태계 정화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작가들의 재능을 이용해 기업 배불리기에만 앞장서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